잃은 좀비 드라마 블랙썸머 시즌2 색을

좀비보다 인간이 더 무서운 블랙 썸머 시즌2 2019년에 처음 나왔을 때 큰 기대를 하고 봤던 블랙 썸머 일반적인 좀비영화나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와 내용이라 조금 신선하게 본 기억이 납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6월 넷플릭스에서는 시즌2를 공개했습니다.

시즌1과 조금 달라진 등장인물, 그리고 완전히 달라진 주인공의 성격 때문에 초반에는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어요.

스토리가 개연성 있게 흐르기보다는 인간이 좀비를 피해 살아남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그 과정이 얼마나 처참한지를 보여줬다.

대표적인 좀비 드라마 워킹데드와 같은 내용을 기대하며 시청했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케이스 스코어: 6.5/10

워킹데드, 28시리즈 등 나름대로 유명한 좀비 작품을 봐온 저로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드라마입니다.

솔직히 중간에 시청을 포기할까 많이 생각했습니다.

일단 시즌1과 개연성이 많이 떨어지죠. 시즌1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로즈는 스타디움에서 딸을 만납니다.

그런데 블랙 썸머 시즌2에서는 갑자기 배경이 겨울로 바뀌고 주인공급 분량을 자랑하던 제임스는 초반에 잠깐 얼굴을 내밀었다가는 그 뒤로 나오지도 않아요. 시즌 1의 인물 중에서 로즈와 그녀의 딸 아나운서, 그리고 우쿄선의 3명 밖에 만날 수 없습니다.

첫 시즌을 보지 않고 바로 시즌2를 봐도 이해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가능성은 전혀 없어요.

좀비 드라마인데도 좀비가 잘 나오지 않는 문제점. 그 전에도 많이 제기되었지만 이번에도 여전합니다.

그래도 신경을 많이 썼는지 예전보다는 좀비가 더 등장했던 것 같아요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좀비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걸 잘 나타내긴 하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좀비 드라마에 기대하는 기본적인 부분이 있을 텐데 그 점이 충분하지 않네요

죽음은 곧 감염

블랙 썸머에서는 색다른 설정이 몇 개 있어요. 보통 좀비에게 물리지 않으면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내용이지만 블랙썸머 세계관에서는 죽기만 해도 좀비로 변합니다 총에 맞아 죽어도, 아파 죽을 때도 항상 좀비가 돼요.

사람과 사람의 갈등이 자주 나오는 만큼 서로 총을 부딪치는 장면도 많이 나오는데요. 적의 총알보다 좀비로 변한 아군에게 당할 때가 더 많아요. 아이러니하죠?

사람들의 잔인함

기본적으로 나오는 인물의 머릿속에는 협력이라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서로 신뢰도 없어서 믿을 수가 없어요. 다른 좀비 작품에서는 서로 힘을 합쳐 난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블랙썸머에서는함께하는동료들사이에서도의리를느낄수없습니다.

인간끼리의 유대가 없기 때문에 위급한 일이 일어나도 도와주지 않고 도망치는 장면도 많습니다.

정이 없어요. 등장인물간의 소통도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드라마적인 요소는 기대하기 힘들었어요.

한편, 만약 현실에서 아포칼립스가 일어났다면 블랙썸머에 나오는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생존 본능이 얼마나 잔인하고 강한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했죠.

주인공끼리 힘을 합쳐 좀비를 무찌르는 스토리를 기대한다면 블랙썸머를 관람하지 마세요. 분열되는 인물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만 받고 넷플릭스 창을 지워버릴 수도 있어요.

영리한 좀비들

솔직히 전 클래식한 좀비 영화를 좋아해요. 좀비에게 쫓기는 스릴 넘치는 추격전, 몰려드는 좀비 떼를 잡는 모습은 모두 좀비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예전부터 좀비는 인간보다 바보이고 머리만 맞추면 쉽게 죽일 수 있는 존재로 표현돼 왔습니다

하지만 블랙썸머에 나오는 좀비들은 조금 다릅니다.

특히 시즌2에서는 더 똑똑해진 모습을 보여주죠. 일단 죽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작품을 보면 보통 좀비가 수십 마리는 몰려와야 사람이 밀리는 구도가 되는데 블랙 썸머에서는 1대 1로 싸워도 사람이 이기죠. 다른 부위를 공격해도 아파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아요.

또 지능이 상당히 높습니다.

추격하던 사람이 없어지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보면서 도망친 경로를 파악합니다.

여기에 빠른 속도가 더해지면 한 번 좀비에게 잡히면 피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블랙썸머에서는 좀비를 죽이기보다 피해가는 모습이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한국인 캐릭터 스포일러 포함

블랙썸머에는 한국 캐릭터 우경선이 등장하는데. 시즌1에 이어 이번에도 출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중도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솔직히 같은 한국인 입장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일단 영어를 못해서 무시당하거나 인종차별을 당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감독은 탈북자 출신이라는 점을 살리기 위해 한국어만 말하는 설정을 했다고 하던데요. 스크린에 얼굴을 많이 비추면서도 한국어로 소리를 질렀을 뿐이어서 답답한 부분이 많았어요. 마지막 장면에는 비행기로 탈출하는 유일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시즌3가 나오면 우경선도 출연하겠지만 로즈처럼 아포칼립스에 적응해 성격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긴 테이크와 이야기 끊는 법

드라마를 보다 보면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독특한 연출을 발견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좀비와 싸우는 장면이고 긴 테이크로 가는 장면이 많다는 점과 이야기의 전개를 잘라서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우선, 롱 테이크로 촬영한 장면은 긴장감을 높여 1인칭의 시점에서 재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스릴감을 높입니다.

이것은 칭찬할 만합니다.

롱 테이크는 촬영하기에는 어렵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몰입감을 최고조로 높이는 효과가 있어요.

반면 말을 끊어서 보여주는 것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특히 시즌2에서는 나오는 그룹이 많기 때문에 내용이 토막토막 끊기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몇몇 시청자분들은 분명히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저도 이 부분이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블랙썸머라는 드라마는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다음 시즌이 나오면 시청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정도로 실망했거든요. 원래 방송을 안 하려고 했는데 드라마가 없는 탓에 시청하게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헛본 것 같아요.

좀비영화 마니아라면 시청해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대로 걸러내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