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바람의 벽이 있다 / 백석


이미지 출처 pixabay.

오늘의 시는 백석 시인의 시입니다.

‘하얀 바람의 벽이 있다’입니다.

1941.4. 3절 4절에 실린 시입니다.

백석(본명 백기행)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1996년 북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백석의 시에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띄어쓰기와 철자가 다른 경우가 많다.

자주 등장하는 고어와 평안도 방언의 어휘 때문에 시를 읽기 어려울 때도 있다.

백석 시인의 시는 몇 번 읽어보면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얀 바람의 벽이 있다 /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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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이 좁은 방 하얀 바람의 벽에

어쩐지 외로운 일들만 오고 가

이 하얀 바람의 벽에

희미한 십오각 등불은 지친 빛을 버리고,

때론 낡은 면 셔츠가 짙은 그림자를 감추고

그리고 달달하고 따뜻한 아미코 한 잔이 먹고 싶은 나의 가지

외로운 생각이 방황하다

근데 이건 또 뭐야

이 하얀 바람의 벽에

불쌍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불쌍한 늙은 어머니

날이 너무 추운데 찬물에 손을 담그고 있습니다.

양배추 세척

내가 사랑하는 또 다른 사람

내 사랑하는 예쁜 남자

먼 앞 조용한 개포거리 작은집에서

Majo와 Giabi는 앉아서 대구 수프를 요리하고 저녁을 먹습니다.

이미 꼬맹이가 있어서 옆에 두고 저녁먹고

하지만 또 지금이야 어때?

이 하얀 바람의 벽에

내 외로운 얼굴을 바라보며

이 문자는 통과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외롭게 살기 위해 태어났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 산다.

내 마음은 너무 뜨거워 너무 한적해 너무 사랑해

슬픔이 가득한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듯 무너뜨리듯

서로를 바라보며 주먹을 날리며 스쳐가는 이 글자들

– 하늘이 내일 이 세상을 떠날 때 그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것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외롭고 언제나 사랑이 넘쳐

당신은 나를 슬픔 속에 살게 했어요

초승달, 바구니 꽃, 짝, 당나귀처럼

그리고 다시 ‘프란시스 잼’, 도연명, ‘라이넬 마리아 릴케’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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