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구글에서 226명의 엔지니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알파벳 노동자 연합(Alphabet Workers Union)을 결성했다.
알파벳은 구글의 모회사로, 알파벳노동자연합(노조)은 미국 통신노동자연합에 소속돼 지난 1년간 비밀리에 설립을 준비해 왔다.
알파벳 노동자연합회장 겸 부의장인 팔루코르 등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우리는 임시직, 공급업자, 계약업체 및 정규직과 협력해 통일된 근로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알파벳이 우리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관해 근로자의 의미 있는 발언권을 갖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위 중인 구글 직원
노조는 단순히 임금 등 단체협상을 주임무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구글 내에 존재하는 직원 간 불평등과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노조의 핵심 역할 중 하나라는 뜻이다.
노조는 “우리 노조는 근로자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학대나 보복, 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공정한 임금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인력운영 책임자인 카라 실버스타인은 노조 설립과 관련해 우리는 항상 직원을 지원하고 보람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물론 우리 직원은 우리가 지지하는 노동권을 갖고 있으며 우리가 늘 그래왔듯이 전 직원과 계속 직접 소통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26만 명에 달하는 구글 직원 중 226명은 매우 소수다.
하지만 구글 내부에 공식적인 노조가 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남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는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했을 뿐 아니라 일부 노조 설립을 방해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2019년 말 구글은 직원 4명을 내보냈다.
이들 중 한 명은 구글이 미 세관 국경보호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폭로한 사람이다.
구글이 국경에서 난민과 이민자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받는 세관 국경보호국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또 다른 해고자는 구글이 유튜브에 혐오 발언을 포함한 영상을 규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인물이다.
구글은 이들을 해고하면서 회사의 데이터 보안 정책을 위반한 직원 4명을 해고했다고만 밝혔다.
한국의 노동위원회 격인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는 구글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비판한다.
애플 소매점 노조 결성을 추진하던 직원 코리몰
구글에 노조가 설립되면서 미국 빅텍 업계의 ‘무노조’ 방침에 균열이 생길지도 관심사다.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은 미국 내에서 사실상 무노조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에서 2011년 애플 매장 직원을 중심으로 비공식 노조가 설립되기는 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아마존에서는 지난해 말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아마존 노동자들이 연대파업과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인도 등 15개국의 아마존 근로자들은 아마존은 임금을 지급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아마존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저스는 코로나19에서 재산을 불렸지만 아마존 창고 직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큰 규모로 파업을 벌인 독일에서는 아마존의 7개 물류창고 근로자 2500여 명이 참여했다.
●파업 나선 독일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
이들은 스위스에 본거지를 둔 서비스·기술산업 국제 노동조합 단체인 ‘UNI 글로벌 유니온’의 주도로 모였다.
UNI글로벌유니온은 “아마존은 반노조 행위와 근로자 안전 문제 등을 지적하기 위해 연대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며 “아마존 창고 직원의 임금 인상, 코로나 19에 따른 유급 병가 연장 등을 요구했다.
아마존 측은 “UNI 글로벌 유니언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는 직원들에게 안전한 근무 조건과 큰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CNBC는 아마존 직원들이 지난해 3월부터 안전한 근로조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직원들의 행동권 행사가 급증해 노조 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1994년 설립 이후 노조 결성 움직임을 막아 무노조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email protected]